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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여행] 진주 사찰여행 성전암

진주관광 2023. 1. 25. 09:59

찬바람이 싸늘하게 귓가를 스치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감수성이 풍부한 계절이라고 하면 겨울의 시작은 외로움이 짙어지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죠. 점점 한 해의 끝에 도달하고 있기에 더 생각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잘못하면 우울해지기 쉬운데 혼자 감정의 골 속으로 빠지기 전, 집 밖으로 나가 생각의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아요. 과한 소음에서 멀어지고 자연의 ASMR을 들으면서 천천히 걷고 생각할 수 있는 곳, 사찰여행 추천합니다.

불교가 아니더라도 산속 절은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래서 외국인들도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기도 하죠. 온전히 나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진주의 다양한 사찰 중에서 오늘 소개할 사찰은 오봉산 중턱에 있는 성전암입니다. 오봉산은 진주 이반성면 장안리와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에 걸쳐 있는 525m 높이로 서북쪽에는 괘방산과 방어산, 남쪽으로는 낙남정맥으로 이어져 지도에서 보면 오방산 주위로는 산이 많습니다.

 

성전암은 정확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879년(신라 헌강왕 5)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서 초보자들이 등산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는데 다행히 성전암까지 가는 도로가 있어요. 다소 폭이 좁고 험해서 조심조심 운전해야 하지만 안전운전하여 차를 타고 간다면 어렵지 않아 성전암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곳이 더 유명한 이유는 이조 인조가 능양군 시절, 국난을 타개하고자 성전암 암자에서 백일기도를 드렸다고 해요. 그리고 이후 16대 인조대응으로 등극해 유명해지셨죠.

차에 내려서 성전암까지 가면서 꽤 경사가 높은 길을 따라 걸어야 하는데 좌측은 돌담길, 바닥은 큰 돌이 깔려있고, 우측에는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고 나무 뒤로 펼쳐진 풍경이 퍽 아름다워 생각보다 걷는 시간이 힘들지가 않아요. 

 

6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 이래에는 작은 불상들이 있고 조약돌로 쌓은 돌탑도 보입니다. 누가 먼저 쌓았는지를 몰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돌 하나 주워 최대한 집중해 가장 위에 올리고 소원 하나를 빌어봅니다. 

 

성전암에 도착하면 뒤로는 오방산 절벽 앞으로는 트여있는 풍경과 만나게 됩니다. ‘성인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의미인 성전암에는 인조의 위패를 모시는 인조대왕각이 있고 법당에는 경상남도 유명문화재 제530호로 지정된 목조여래좌상이 있습니다. 높이 60cm, 폭 43cm의 작은 크기로 임진왜란에 소실된 불상을 16세기에 들어와 대부분 재건하면서 이 시기에 목조여래좌상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대웅전 뒤로 올라가면 나한전이 있고 이를 지나면 절벽을 깎아 만든 16나한상이 있어요. 지금처럼 장비가 다 갖춰지지도 않았던 시절에 하나하나 표정을 살려서 작업했기에 성전암을 둘러보실 때는 꼭 16나한상까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글을 읽고 성전암에 가신다면 이전에는 사찰 중 하나라고 생각한 성전암이 달라 보일 것입니다. 산에 들어왔기에 도시의 소리는 자연이 막아주니 고요하고 바람 소리, 새소리, 목탁 소리가 마음을 청아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천천히 사찰 주위를 둘러보며 올 한해 내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무엇이었고 얼마큼 진행을 했는지 또는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을 시선을 돌려 바라보기도 하는 등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여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성전암

경상남도 진주시 이반성면 장안로65번길 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