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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여행] 가을의 발걸음 따라 떠난 여행 대각서원

진주관광 2023. 1. 25. 09:57

가을이 만연한 지금 옛 서원을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가을은 단풍 구경을 많이 다니므로 오래된 서원을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만약 가보셨다면 서원 앞에 분홍색 꽃이 핀 나무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나무의 이름은 배롱나무이며 꽃은 많이 들어봤을 ‘백일홍’이고 6월부터 10월까지 피는 꽃나무입니다. 

가을인 지금 어느 조용한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고 싶을 때, 배롱나무에 백일홍이 핀 옛 서원으로 여행을 가보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할 진주 수곡면 사곡리에 있는 대각서원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전국 모든 서원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서원, 향교 앞에는 배롱나무를 많이 심습니다. 배롱나무를 처음 듣는 분들도 백일홍은 설화로도 들어보셨을 거 같아요. 100일 동안 꽃이 핀다는 백일홍은 배롱나무에서 만개하지요.

그리고 배롱나무는 ‘선비의 절개, 지조’를 상징하는 나무로 충신이나 열사, 선비를 기리는 곳에 많이 심는다고 해요. 그래서 학교, 기업, 관공서 등에서 기념으로 식수할 때, 배롱나무를 많이 심습니다. 

 

대각서원 역시 사설 교육기관으로 대각서원 앞에는 배롱나무가 심겨 있어요. 조선 후기 1610년(광해군 2) 하항 등 7인의 선현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서원으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44호로 지정되어있어요. 1718년(숙종 44)에 손천우, 김대명 등을 함께 추배하였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48년(고종5)에 헐렸지만, 다행히 1947년 지방 유림에 의해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각서원을 대중교통으로 가고 싶다면 버스 341번을 타고 대각회관에서 하차하셔야 해요. 그리고 도보 20분쯤 걸어가야 하는데 다행히 평지이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나 걷는 길 역시 여행이 됩니다. 자동차로 가도 한적 띄엄띄엄 집이 보이고 낮은 산에 둘러싸인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따라 계속 가면 그 끝에 대각서원이 보이지요.

 

모르고 찾아가면 누군가 오래된 이 집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데 대문 왼쪽에 안내판이 대각서원임을 알려줍니다. 사실 이곳에 도착하면 역사적 의의가 깊은 대각서원보다는 대문 앞에 있는 붉은 백일홍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산은 초록이오, 서원과 땅은 갈색인데 선분홍색 백일홍은 시각적으로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요. 배롱나무가 상징하는 절개와 지조를 떠올리며 안으로 들어가면 문간채, 동재, 서재, 강당이 보여요. 4개의 건물은 각자 다른 건축기법으로 지어졌다고 하며 흙돌담은 조선 시대 담 축조의 기법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 사라지기 전, 바쁘게 돌아가는 속세(?)의 스트레스를 던져두고 차분하면서도 정갈한 대각서원에서 백일홍을 보고 잠시간 여유를 느껴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각서원을 돌아보시고 차로 10분 거리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한 이충무공 진배미 유적지도 같이 돌아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대각서원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