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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여행/진주사찰여행] 진주 사찰 여행 4탄~ 의곡사

진주관광 2023. 1. 20. 10:19

우린 누군가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죠. 그 이름에는 각자만의 의미가 담겨있어요. 사찰도 그러하죠. 진주 비봉산에 자리한 의곡사에도 바로 ‘의로운 골짜기에 있는 사찰’이라는 뜻이 있어요. 승려가 불상을 모시고 불도를 닦는 집을 사찰이라고 하는데 의(義)와 관련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진주 사찰 여행 4탄, 비봉산 의곡사의 이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고통과 번뇌에서 해탈하여 부처가 되는 것을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는 불교와 의(義)의 관계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으나 옛날부터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승려들도 전쟁터에 나가 함께 싸웠다고 해요. 임진왜란에는 사찰에서 의승병을 양성했는데 진주성 함락 이후에 의곡사에 들어와 끝까지 맞서 싸웠다고 해요. 이후로 의곡사라고 개칭되었죠. 이전에는 월명사, 숭의사, 광항사, 근정사로 불렀다고 해요.

 

의곡사는 665년(신라 문무왕 5)에 창건해 임진왜란에 폐허가 되고 이후 몇 차례의 중건과 중수를 거쳐 오늘날 우리가 아는 의곡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진주중학교와 진주고등학교를 지나 쭉 올라가면 의곡사 입구가 보여요. 주차장이 잘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주차할 수 있어요. 더불어 산속 깊숙이 있지는 않아서 차가 없어도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의곡사에 들어가기 전, 우측 산밑에 세워진 ‘한글비’를 먼저 보고 가실게요. ‘부묘쇵쳔목연경’이라는 한글이 비석에 새겨져 있는데 훈민정음 반포 이후 구한말까지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4점 중 하나입니다. 입구에 걸러진 편액에는 ‘비봉산의곡사(飛鳳山義谷寺)라고 쓰여있는데 이 글씨는 일제강점기 시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오세창이 썼어요. 

 

그 입구를 들어가 먼저 1970년에 중건한 대웅전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 정면을 향해 바라보면 아미타여래를 주불로 양쪽에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있고 뒤로는 불화가 걸려 있어요. 초록과 빨간색을 주색으로 화려하면서도 차분하고 불화의 표정 하나하나 살펴보게 돼요. 

 

대웅전 옆으로는 천 개의 작은 불상을 모시는 천불전이 있고 그 앞으로는 의곡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된 회광당이 있어요. 불교도 아니고 절을 다니지 않는 사람에는 모두 같은 법당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당연히 모든 법당을 같지 않아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알면 좋겠으나 반드시 다 안다고 사찰 여행이 더 의미가 깊지는 않아요. 직접 보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감정은 알지 않아도 보이니까요. 

청곡사, 연화사, 응석사에 이어 진주 사찰 4번째로 의곡사를 소개했어요. 역사가 있고 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으며 종교를 떠나 차분하고 경건해지는 진주 사찰 여행은 계속됩니다.

의곡사

경상남도 진주시 의곡길 72